애인 듣는 아, 김개미
회사는 경영이 순조로운 가운데 지난번 사용했던 꿀모션은 이미 개편되어 없어져 지금은 나 혼자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사람 4명일 때보다는 약 50% 꿀모션을 취하고 있다. 또 11월 말 사무실을 옮겼다. 달마다 빌려서 쓰는 형식인 것 같은데, 그 안에 스튜디오, 수선실, 맥주바 등 전부 갖추어져 있었어. 인프라와 편의성은 매우 좋지만 방음벽이 아니어서 주민들이 잘못하면 소음에 시달리며 일하는 불상사가 일어나는데 그게 바로 내가 된 것이다. 근데 거의 재택근무라서 상관없어 아무튼 회사가 집에서 많이 가까워져서 자전거를 구했다 애인이 선물로 준 예쁜 자전거인데 예쁘고 귀엽다.ㅎ
아무튼 이런 일을 뒤로 하고 2022년 2월 초 퇴사하기로 결정했다. 앞으로 22년간의 워홀을 본격적으로 준비하려면 실업급여를 받으며 준비해야 제 맛이 아닐까 싶었다. 그래서 지금 살고 있는 월세도 내놨지만 제때 돌아오길 바라고 있다.지난 2년간 정말 열심히 달려왔고 퇴근하면 제주에 제일 먼저 들르고 싶다.
편의점 아르바이트는 끝났고, 지금은 주말마다 사전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어. 현재 일주일 내내 달리는 스케줄이라 늦잠을 못 자는 게 두려웠지만 재택근무 덕분인지 보람이 있었다. 그리고 밤 10시쯤에 자면 내 생체시계도 잘 먹힐것 같다.원래 틈틈이 스냅을 하면서 용돈을 벌려고 했는데 겨울이라 비수기이고 내 씀씀이를 생각하면 더는 아르바이트를 안 할 수가 없다. 요즘 전시라 그런지 아르바이트 도중 아는 사람을 만나 마음이 편치 않다.
애인이 출국했다. 워홀의 준비가 순조롭게 진행되어, 속전속결로 정리하고, 당근도 하고, 그렇게 짐을 꾸리고 나서 가지고 갔다. 애인의 차림을 옆에서 보고 저렇게 작은 몸으로 해내고 있는 줄 알고 존경했다. 출국 당일 나는 공항에서 애인을 배웅하며 조금 울었지만 바짓가랑이를 잡거나 여행 가방에 들어가지 않고 무사히 지냈다.1년 넘게 함께 지냈지만 지금은 14시간이나 차이가 날 정도로 멀어져 연인의 걱정으로 불안했지만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내가 론디를 하게 되다니...하지만 생각보다 견딜만 하구나..? 첫 만남부터 연인의 외국 여행 포부를 알고 있었던 만큼 차근차근 각오를 다지는 것 같다. 그리고 연인은 좁은 바닥에서만 놀기에는 재능이 아까운 사람이어서 해외 진출을 축하하고 응원할 수 있었다.공항 전송 때부터 혼자 가는 기차라든가, 애인 없이 지내는 예수탄신일이라든가, 연말까지 하나하나 생각해 보면 빈자리가 허전하고 정말 외로운데 이런 맛으로 인간으로 태어난 것 같다. 함께 살던 집에 연인의 흔적이 남아 있는 게 좋아 바닥에 떨어진 머리카락이나 연인의 칫솔을 굳이 옮기거나 치우려 하지 않는다.
ㅁ. 12월 초 자엘라에서 발매되었다. 최근 에더알라 브랜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는데 자라 이름을 걸고 내놓은 것 치고는 갱신에 퀄리티가 높아져 보여 난생 처음 오픈 런을 했다. 반반 차량을 이용해 오전 7시 반부터 1파에 줄을 섰더니 원하는 아이템을 살 수 있었다.이렇게 니트 3점, 백팩 1점, 신발 2점, 바지 2점을 산 뒤 그대로 리셀 시장에 뛰어들자 이거 참 잘됐구나 하는 느낌이었다. 애인이 이 분야에 눈이 멀어 많은 조언을 들은 덕분에 신용카드 요금을 메울 수도 있었다. 그래서 리셀을 하는구나 깔깔깔
맥북 샀어 지난번, MacBook 프로에 처분하고 나서는 카메라가 있어도 작업을 할 수 없었지만, 지금은 가능하게 되었다. 이번에 에어 2017을 샀는데 사과가 켜져 있는 게 정말 마음에 들어. 그런데 용량이 작고 메모리가 낮아서 빠른 작업은 힘들지만, 그래도 가진 건 어디야? 용량은 맥 수리하는 곳이고 돈 내고 업그레이드하면 된다.
g. 천천히 짐 정리를 시작하려고 조금 뒤집었다. 뒤집어서 지금 일기를 쓰고 있는데, 누가 보면 내일 이사하는 걸로 알 것 같아. 찬찬히 살펴보니 당장 받지 않을 무거운 짐들을 먼저 처리해야 할 것 같아서 아까 책을 잔뜩 챙겨 알라딘 중고서점에 갖다 놨어. 더러워서 안 팔리는 것 두 권 빼고 모두 3만원 정도 받은 것 같다. 그냥 로또에 바칠 뻔한 걸 참고 신용카드 값에 보탰다.그리고 돌아오는 길에 엘피가게가 있어서 좋아. 듣지는 못한 엘피 사진을 보여줬더니 10만원 정도였어. 그곳으로 곧장 집을 옮겨 엘피를 들고 다시 나왔다. 김현식 신촌블루스 이소라 4집 이소라 베스트 콜바넴 등 총 15만원에 처분했고 나머지 엘피는 신혜경 씨나 이소라 씨의 다른 음반과 같은 진토백이만 남겨뒀기 때문에 푸르미 붙여 판매할 게 아니라면 보관해 두려고 한다.그리고 턴테이블도 중고시장에 올렸다. 마음이 많이 아프지만 홈을 떠난다면 친정에서 먼지만 먹기보다는 아껴주는 사람을 찾아가야 한다. 그리고 다행히 구입 당시 가격보다 시세가 더 올라 이 금액이 나를 조금이나마 편안하게 해준다. 프리미엄 세일 할 생각은 없었지만 그래도 고맙다.안 팔리면 갖고 있지만 그래도 고마워.
다이어리를 모으는 취미가 있는데, 이게 짐을 풀려고 하면 너무 무거워서 자리를 차지하기 때문에 꽤 일이야. 살 때는 좋았는데 안 쓰고 비닐만 보관해놔서 이 지경이 된 거야.당근 같은 거 보니까 백다이어리 같은 거 파는 나처럼 감성 다이어리 파는 사람 없던데. 버리기 아깝고 가지려다 어머니 잔소리를 듣고 몰래 가져갈까 봐 조금 스트레스를 받는다.
i. 라섹을 했다. 시작한지 꽤 됐지만 일기를 모아서 쓰다보니 그렇게 되었다. 회사 제휴를 맺은 병원이 쌌기 때문에 예약하고 검사를 받고 적당히 수술 날짜를 잡았더니 속전속결이었다. 수술 후 며칠 동안 이물감 및 개미는 증세로 죽을 맛이었으나 이제 가라앉아 깨어나니 정말 새로운 세상으로 거듭난 것 같다.그래도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부작용 때문에 서치를 좀 했는데 막상 수술해보니 부작용이고 초등학생 1학년부터 안경을 써온 나를 위한 수술인 것 같다. 내 생각에 안경을 쓴 의사가 시력교정술을 받지 않은 것은 부작용 때문이 아니라 습기찬 것 같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건강하세요. 행복하세요(_ _)